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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을 익숙함으로 만들 그대들을 응원하며..서선미 유성구청소년상담센터장 (‘17세 마음 노크하기’ 저자)

서선미 유성구청소년상담센터장

(‘17세 마음 노크하기’ 저자)

 

‘새 신발’, ‘새 옷’, ‘새집’, ‘새 학기’…

‘새’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와 기대를, 어떤 사람에게는 부담과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새’라는 말은 단순히 ‘처음’이 아니라, 이미 있던 것에서 변화를 나타내는 의미도 담고 있는듯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새로움’과 ‘처음’을 혼동하는 듯 해요.

중학교 1학년인 구름이는 같은 초등학교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떨어져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다고 했죠. 왜 본인만 이 학교에 와서 생활해야 하는지 억울하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친구들도 선생님도 다 별로인 중학교 생활은 망쳤다고, 전학을 가던지, 학교를 그만두던지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속상해했습니다. 정말 그 정도냐? 라고 물었더니 최소한 1년은 망치지 않았느냐고 해서 정말 그러냐? 라고 되물었더니 조금은 주춤거리는 구름이..

중학교 올라올 때, 무엇을 기대했는지를 묻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라면 조금 더 즐거운 중학교 생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했죠. 구름이는 새로운 학교에서 친한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놓였을 때 어떤 사람은 이를 기대하고, 또 어떤 사람은 두려워합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요? 새로운 환경을 위험하게 느꼈거나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거나 피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반면, 그 상황을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안전하다고 느끼면 우리는 다시 그 자리에 서서 그 상황을 헤쳐 나가려 합니다. 가령 중학교 입학이라는 동일한 자극에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게 반응을 하게 되는데, 자극을 과도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자극 자체는 이제 저 멀리 가고, 자극이 주는 정서만 남아 그 정서에 압도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말이죠.

새 신발을 신어본 적이 있습니까? 새 신발은 어떠한 이유로든 어색하고 조심스럽고 때로는 불편하기도 합니다. 발에 맞지 않아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뒤꿈치가 까지기도 하면서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다른 신발을 신으면 된다지만 매일 매일 익숙한 신발만 신게 되면 닳기 마련이고, 물려받든 새로 사든 결국에는 새로운 신발을 신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밴드를 뒤꿈치에 붙이거나, 발 볼이 넓어져서 편안해 진다거나, 특정한 날에만 그 신발을 꺼내어 신는다거나 하는 등 새로운 신발을 내 발에 맞춰 나가는 시기를 지나가게 되면, 그 신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알게 되는 시기가 옵니다.

새 학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돌이켜 보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고, 이루어냈고, 지켜 내왔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쌓인 우리는 처음이 아닌 새로운 3월을 맞이합니다. 처음에는 불안하고 두려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점차 익숙해지고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경험을 믿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면 결국, 우리는 그 상황을 잘 살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전에도 새로운 상황을 잘 헤쳐 왔기 때문이죠. 결국 우리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익숙함 속에서 살아내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임재만  newstar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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